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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거나 장 건강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장내시경은 대장 안을 직접 들여다보며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검사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막상 검사 후 받는 결과지를 보면 ‘저도’, ‘선종’, ‘비종양성’, ‘용종’ 등 낯선 의학 용어들로 가득 차 있어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특히 ‘저도’, ‘선종’이라는 표현은 암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불안함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장내시경 결과지를 정확히 해석하는 방법과 함께, ‘저도’와 ‘선종’이라는 용어가 의미하는 바를 자세히 설명해 드립니다.
1. 대장내시경 결과지, 어떻게 읽어야 할까?
대장내시경 결과지는 검사 중 촬영된 사진과 함께 각 부위별 이상 소견이 기록된 문서입니다. 일반적으로 항문에서 시작해 직장, S자결장, 하행결장, 횡행결장, 상행결장, 맹장 순으로 장의 상태가 기술됩니다. 내시경 중 발견된 이상 부위에 대해 용어로 정리하고, 필요 시 조직검사(생검) 소견도 함께 기재됩니다.
이때 결과지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용종 유무’입니다. 용종은 대장 점막에 생기는 혹으로, 그 형태나 크기에 따라 양성, 악성, 혹은 전암성 병변으로 분류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용종은 초기에는 양성이며, 일부가 시간이 지나며 악성(대장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용종은 발견 즉시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 원칙입니다.
결과지에는 용종에 대한 정보 외에도 ‘점막의 충혈’, ‘미란’, ‘저도’, ‘선종’ 등의 표현이 등장합니다. 각각은 장의 상태를 설명하는 의학 용어이며, 그 정확한 의미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조직검사를 통해 추후 확진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단순히 내시경 결과지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전문의의 설명을 충분히 듣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2. ‘저도’란 무엇인가? 장 점막의 미세한 이상 상태
‘저도’라는 표현은 대장내시경 결과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용어 중 하나입니다. ‘저도’는 한자로는 ‘低度’, 영어로는 ‘mild’를 의미하며, 어떤 병변이 아주 경미하게 관찰되었다는 뜻입니다. 주로 ‘저도 충혈’, ‘저도 염증’, ‘저도 발적’ 등과 같이 쓰이며, 이는 대장 점막에 가벼운 염증 반응이나 혈관 확장 등이 있다는 뜻입니다.
저도 충혈은 장 점막의 혈관이 약간 확장되었음을 의미하며, 보통은 특별한 증상이 없고 일시적인 자극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며칠간 변비나 설사를 반복했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했을 경우에도 일시적인 저도 충혈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장 기능 저하도 저도 수준의 이상 소견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도’라는 표현은 우려할 수준의 병변은 아니며,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호전됩니다. 다만 장 건강이 민감한 상태라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식습관 개선,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 저도 이상이 반복되거나 동반 증상이 있다면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3. ‘선종’이란? 대장암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용종
대장내시경 결과에서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선종(腺腫)’입니다. 선종은 대장 점막에서 발견되는 용종 중 하나로, 육안상은 양성 종양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전암성 병변(pre-cancerous lesion)’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선종이 발견되면 크기와 개수, 조직의 형태에 따라 적극적인 제거와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
선종은 조직학적으로 ‘관형선종(튜불러 선종)’, ‘융모상 선종(빌로우스 선종)’, ‘관융모상 선종(튜불로빌로우스)’ 등으로 분류됩니다. 이 중 융모 성분이 많을수록 암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고도이형성(high-grade dysplasia)이 동반된 선종은 이미 세포 구조의 변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므로, 정기적인 추적관찰과 필요 시 추가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종은 1cm 미만일 경우 저위험군으로 분류되지만, 개수가 많거나 1cm 이상일 경우 고위험 선종으로 분류되어 3~5년 내 재검이 권고됩니다. 선종이 있는 경우, 식습관(고지방·저섬유 식단), 음주, 흡연, 비만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생활습관 전반에 걸친 관리가 중요합니다. 즉 선종은 무조건적인 공포의 대상이기보다는, 조기 발견 시 완전 제거가 가능하며, 대장암 예방을 위한 중요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대장내시경 결과지를 이해하는 것은 건강 관리의 첫걸음입니다. ‘저도’는 경미한 이상 소견이며 대부분 큰 문제는 없지만,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반면 ‘선종’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전암성 용종이기 때문에, 발견 즉시 제거하고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과지를 받은 후 혼자 걱정하기보다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대처 방법을 세우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내시경은 단순한 검사가 아니라, 미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예방 수단임을 잊지 마세요.